청운동을 비롯해 종로 일대 골목마다 저마다의 색과 향을 가진 책방들이 있다. 빼곡한 서고 앞에 서면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하고 느슨해진다. 10평 남짓한 한 책방 안에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년의 시간과 계절이 머물기 때문일까. 하나의 문장, 하나의 단어 끝에도 수많은 감정이 맺혀있다. 올가을, 8곳의 '종로살롱'과 함께 '시와 함께하는 우리의 모든 계절'을 찾아 떠나보자.
오랫동안 독서모임 운영자로서,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책방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책방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독서모임 확장에 관심이 많아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래 서촌이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찾아주시는 분들도 꽤 많고, 덕분에 독서모임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다양한 나이, 성별, 직업,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매달 한 권의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합니다. 일 년에 두 학기제로 모집하고, 한 반에 8명씩 현재 8개의 반이 운영 중이에요.
저희 책방은 국내 작가가 쓴 책,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다양한 주제의 책을 고릅니다. 출간되는 책을 직접 읽어보고 추천할 만한 책만 선정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그중 한 권으로 독서모임을 하고,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분들께는 직접 추천도 해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좋은 주제의식, 그리고 가독성이 뛰어난 문장에서 출발합니다. 좋은 책은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술술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국내 작가의 한글로 쓰인 책 중에서 고르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책마다 제 나름의 추천사를 적어 붙여두었으니 보물찾기하듯 '인생 책'을 찾으러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평소 독서모임에서 저자와의 대화도 자주 해왔지만, 늘 재원 마련이 문제였어요. 모시고 싶은 분은 많은데 매번 무료 봉사를 요청하기가 죄송했거든요. 그런데 <청운동, 문학산책> 소식을 듣고 정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를 읽으며 시도 읽어보자고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요즘 한창 주목받는 안미옥 시인과의 만남도 준비되어 있어요. 시인들이 직접 해설하는 시, 현대 시의 매력을 맛볼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올가을, 이상, 윤동주, 노천명이 오가던 서촌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시를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 2020. 11. 25 (수) 15:00 <시인의 마을, 서촌에서 시인의 마음을 엿보다> 박연준 시인
✧ 2020. 11. 27 (금) 14:00 <시인의 마을, 서촌에서 시인의 마음을 엿보다> 안미옥 시인
서촌 그 책방 |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30-1 | 0507.1413.2894 | https://brunch.co.kr/@appleynh#articles
‘사진책방 고래’라는 이름은 ‘옛 고古’와 ‘올 래來’의 한자어와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의 이미지를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이미지와 앞으로 보게 될 이미지를 함께 바라보자'는 의미와 '바다와 같이 쏟아지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천천히 유영해 나가자'는 뜻을 담고 있죠. 저희는 사진 전문 책방으로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내외 사진집과 사진책 등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고, 사진과 시각예술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독서클럽 ‘사진책 함께 읽기’를 1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한 사진전, 사진가와의 만남 등 사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 서점과 독립책방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국내외 사진집과 사진책 그리고 독립출판물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아시아의 사진집과 사진책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진집들이 모여있는 공간에서는 가족, 인물, 다큐멘터리 등 한 가지 주제로 다른 문화, 다른 시간대의 사진을 모아볼 수 있습니다. 시각예술에 관한 이론을 다룬 책들도 함께 있어서 늘 보기만 했던 사진들에 관한 여러 가지 뒷이야기나 작가의 솔직하고 깊은 담론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책방이 청운동에 있는데, 우연히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늘 사진에 관련된 행사만 해왔는데 시와 이미지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서촌 이웃인 서정학 시인과 함께 ‘시와 사진, 순간을 붙잡는 두 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같지만 서로 다른 시각, 표현의 방식은 다르지만 '예술'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가지고 함께 소통해보고자 합니다. 시라는 압축적인 형태의 문학과 이미지로 표현되는 시각예술이 세상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방식,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 작품의 의미 등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 2020. 11. 28 (토) 18:30 <시와 사진, 순간을 붙잡는 두 가지 방법> with 서정학 시인
사진책방 고래 | 종로구 자하문로 106 지하 1층 | 02.720.7274 | https://www.instagram.com/photobooks.gorae
시각예술 공간이 밀집된 서촌에 위치한 보안책방은 문학, 인문학, 예술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책방입니다. 책과 예술이 결합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책과 인쇄물을 읽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며 보안책방만의 작은 실험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보안책방의 책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책들입니다. 다만 이 책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책과 이웃하여 어디까지 퍼져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좋아하는 보안책방의 카테고리 중 하나는 '책의 책들'입니다. 하나의 책에서 시작해 직접적이거나 느슨하거나 뜻밖의 연결고리를 갖는 책들을 모아 놓은 형태의 큐레이션이죠. 예를 들어 작년 연말에는 <프랑켄슈타인>으로 시작해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로 끝나는 '책의 책들' 리스트를 김병운 소설가와 함께 완성해서 몇 달간 디스플레이하기도 했어요.
보안책방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독송독시獨誦讀詩'라는 프로그램으로 두 개 파트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part 1 홀로 읽는 시'는 참여자들의 신청을 받아 열흘 밤 동안 릴레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는 각자의 공간에서 초대 시인이 고른 10편의 시 중 한 편을 낭송하고 이 영상을 지정된 날짜에 SNS에 올립니다. 'part 2 함께 읽는 시'는 초대 시인의 시 토크 형태로 진행되며 해당 시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 자신이 요즘 읽는 시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2020. 10. 16 (금) - 25 (일) <part 1 홀로 읽는 시>
✧ 2020. 10. 28 (수) 19:00 시 토크 <part 2 함께 읽는 시> with 유진목 시인
✧ 2020. 11. 25 (수) 19:00 시 토크 <part 2 함께 읽는 시> with 이문재 시인
보안책방 | 종로구 효자로 33 보안여관 신관 2층 | 02.720.8409 | http://b1942.com
2013년에 문을 연 북바이북은 오프라인 독자 리뷰 플랫폼 ‘책꼬리’를 중심으로 독자와 독자, 독자와 책, 책과 작가, 작가와 독자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꾸준히 북 토크도 하고 있고요. 2013년부터 시작한 '스테이지 프로그램'은 책 읽는 시간을 만들기 어려운 분들 혹은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가진 분들과 함께 책을 읽고, 고민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여러 작가, 독자들의 호응 덕분에 서점의 주요 프로그램들이 이어져 나가고 있어요.
북바이북의 큐레이션은 ‘책꼬리’를 통한 독자의 추천 도서를 중심으로 합니다. 우리 책방의 주요 키워드는 편견이 없어지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생각을 명료하게 하는, 실행하는 힘을 키워주는 등 삶의 전반에서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선정합니다.
종로문화재단에서 의미 있는 문학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어요. 10월에는 이병률 시인과 함께하는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11월에는 이원하 시인과 함께하는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북 토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북 토크는 북바이북 온라인 스토어(bookbybook.co.kr)에서 신청 후 참여하실 수 있어요.
✧ 2020. 10. 29 (목) 19:30 북 토크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with 이병률 시인
✧ 2020. 11. 26 (목) 19:30 북 토크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with 이원하 시인
북바이북 | 종로구 새문안로 5길 19 로얄빌딩 1층 | 0507.1313.0416 | https://blog.naver.com/bookbybook
<청운동, 문학산책> 은
'시와 함께하는 우리의 모든 계절'이라는 주제로 8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시 축제입니다. 올해는 시인들과의 만남 '청운살롱', 동네서점과 함께하는 '종로살롱', 팟캐스트 '詩캐스트 詩지요'가 운영됩니다.
기획 | 이상미 편집 | 슬로우모어 사진 | 김태화, 각 책방 제공 Copyrightⓒ 2020 JFA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