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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계 인형극 축제의 현장으로 - 배근영
작성자 : 브라이어스 등록일시 : 2017-10-31 조회 : 9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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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프랑스 동북쪽으로부터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것은 익숙하고도 새로운... 편안한 설레임이죠. 인형들이 보내오는 그 바람을 감지하고 마치 습관처럼 짐을 꾸립니다. 벌써 일곱 번째 방문이 되었네요.
그 중 2번은 공연으로 참가, 재)춘천인형극제의 프로그래머로 참가, 관객으로서 축제 나들이.

 

# <사진 1> 샤를르빌 기차역

프랑스 샤를르빌(Charleville )에서 열리는 세계인형극축제!!

한국말로 세계인형극축제
프랑스어로 Le Festival Mondial des Théâtres de Marionnettes
영어로는 The World Festival of Puppet Theatres

 

2107년에는 9월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축제가 열렸습니다. 샤를르빌은 평소 잔잔하고 조용한 작은 도시이지만 이 기간 만큼은 도시 전체가 일어나 함께 축제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춥니다. 인형극 왕국의 문이 열리는 때이기 때문이에요.

 

프랑스 아르덴(Ardennes)지방의 샤를르빌-메지에르시 (Ville de Charleville-Mézières)는 15세기에 완성된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 있고 인형극축제의 중심이 되는 듀깔 광장(Place Ducale), 랭보(Rimbaud) 박물관과 묘지가 있으며 주변으로는 평화로운 뫼즈(Meuse) 강이 흐르는 인구 6만의 작고 고풍스러운 도시입니다. 5세기 무렵 만들어진 이 도시에 가서 돌길을 따라 오래된 건물들 사이를 걷다보면 중세의 시간에 와 있는 듯한 즐거운 착각에 빠지게도 된답니다.

 

인형극축제는 듀깔 광장(Place Ducale)을 중심으로 샤를르빌과 메지에르, 주변마을에서 동시에 개최되는데, 50개가 넘는 장소가 공연장으로 운영됩니다.

 

.<사진 2> 듀깔 광장(Place Ducale)

 

. <사진 3> 공연장 모습
 

샤를르빌 세계인형극제는

1941년 작크 펠릭스,( Jacques Félix)가 어린이인형극을 주제로 한 축제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다른 예술가들과 협회를 결성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축제의 개최보다는 여러 다른 축제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어져오다가 1961년에 드디어 제1회, 1967년에 제2회 축제를 개최하였지만 그 당시에는 관객이 거의 없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5년 후 작크 펠릭스가 거리의 예술가들과 함께 국제인형극회를 조직하면서 1972년에는 세계적인 국제 인형극축제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때 800여명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집을 참가자들의 잠자리로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세계적인 인형극축제가 시작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976년 세계 UNIMA (Union Internationale de la Marionnette–국제인형극협회) 프랑스 회장이 된 작크 펠릭스는 샤를르빌인형극축제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기를 희망했고 그로부터 2009년까지는 3년마다, 그 다음부터는 2년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인형극과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주는 흥미로운 볼거리로 인해 프랑스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어 2015년 축제에는 168,000명 이상의 관객이 찾아왔다고 하니 그 규모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7년 제19회 축제는

9월 16일부터 24일까지 9일 동안 열렸습니다. 25개국의 100개 이상의 극단이 참가해 공식초청작인 200여편의 IN 공연과 100여편의 OFF공연, 그리고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OFF-OFF공연까지 400여개의 공연이 실내공연장, 거리와 카페에서 있었습니다.

 

. <사진 4> LES LAMPADOPHORES-PICTO FACTO-개막작-대형공연

 

줄인형, 막대인형, 기뇰, 그림자극, 분라쿠, 마스크, 오브제, 하이브리드, 마임 등 다양한 장르의 인형극이 공연되는데, 이 표현방식들은 또 다른 예술장르와 만나 새로운 극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내용 또한 창작, 고전, 동화, 시, 철학 등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내용을 다루며 베이비드라마부터 철학극까지 다양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니 관객층 또한 그 폭이 참 넓은데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인형극을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이렇듯 인형극은 하나의 독립된 예술장르로 그 범위 또한 어떤 예술 분야보다 폭넓고 깊은데, 아직 인형극이라 함은 어린이들을 위한 장르처럼 인식되어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볼 때 한국의 인형극인들이 해야 할일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인형극단들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작품들을 선보이고 시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서서히 젖어들어 그 인식의 변화를 주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 <사진 5> 인형극학교(ESNAM)의 시계

 

듀깔 광장(Place Ducale)주변의 거리를 걷다보면 계속 만나게 되는 거리공연은 샤를르빌인형극축제의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손가락만한 작은 인형을 만나고 건물만한 거대한 인형들도 만날 수 있죠. 작은 구멍으로 혼자만이 볼 수 있는 공연, 수백 명이 함께 즐기는 공연, 아침부터 밤까지 어디서든 인형극을 만날 수 있어요. 뫼즈강변 랭보 박물관 옆에서 OFF공연으로 참가한 한국 극단 뽱의 ‘마이클 자켓’을 만난 일은 정말 신나고 즐거운 일이었어요. 다음 축제에서는 한국의 인형극공연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6> HATHI(CENTRE DE TITELLES de LLEIDA )

 

. <사진 7> 거리공연

 

. <사진 8> 거리공연(1인극)

 

. <사진 9> 한국 참가작 극단 뽱의 마이클자켓

 

축제기간에는 인형극뿐만이 다양한 전시가 곳곳에서 이루어지며, 인형극 워크샵, 컨퍼런스 등이 진행됩니다. 더불어 각 나라에서 온 축제 기획자와 인형극인들, 단체가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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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 LES FOLLES-공연중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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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IAM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the
puppet-friendly Cities)
<사진 11> 기자회견

티켓 구매!!

OFF 프로그램 공연은 공연전날 OFF 사무실에 가서 무료로 예약할 수 있고, 프로그램 IN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매해야하는데 보통 6월에 프로그램 발표를 하고 축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습니다. 축제가 시작된 후 매표소에 가보면 이미 매진된 공연이 절반이상이 되니까 혹시 다음 축제에 가실 계획이 있다면 꼭 미리 온라인 예매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www.festival-marionnette.com)

 
. <사진 12> 작품예약현황판-노란줄이 매진작품
 

20회가 되는 다음 축제는 2019년 9월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열립니다. 뭔가 더 특별함이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그 때는 축제에는 샤를르빌 곳곳에서 더 많은 한국의 인형극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0년이상 진행되면서 지역주민들 그리고 세계인형극인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샤를르빌 세계인형극축제!!

 

내가 인형이 되고, 인형이 내가 되는곳
인형들과 사람들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온도로 같은 호흡을 하며
한껏 어울리지만 확실한 각자의 세계를 지키고 있죠.

샤를르빌세계인형극 축제의 문을 연 작크 펠릭스,( Jacques Félix)는 이런 말은 했다고 해요

"우정과 의지로, 가장 위대한 유토피아가 실현됩니다 ..." Jacques Félix
한국에서도 인형극인들의 우정과 의지 그리고 열정으로 인형극의 유토피아가 실현되기를 기대합니다.

  • 배근영
  • 배근영  

     

    극단 로.기.나래 대표
    사)한국인형극협회부회장
    재)춘천인형극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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