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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아이도, 어른도, 배우도 울었다…4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위험한 실험실 B-123’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18-04-16 조회 : 3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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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울고 어른도 울고 배우도 울었다. 종로 아이들극장과 잼박스가 공동제작한 ‘위험한 실험실 B-123’(5월 7일까지) 공연장 풍경은 그랬다. 아이는 문어 다리를 잘라 실험하는 장면에서 복잡한 심경으로 울음을 터뜨렸고 아이들을 인솔해온 교사는 4년 전 4월 16일 안타깝게도 스러져간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 흐느꼈으며 그 모습에 배우들도 애써 눈물을 훔쳤다.
 
‘위험한 실험실 B-123’은 열한살 나현실(류혜정)과 일곱살 나미래(추다혜·조현지)가 엄마 후배인 박조교(오민정)를 통해 유명과학자 박박사(조은아)의 실험실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박사는 특이한 능력을 지닌 문어를 수년 동안 가둬두고 실험을 하며 괴롭히고 있었다.
 
엄마가 취업을 위한 면접을 보러 가면서 엄마의 후배인 박조교에게 맡겨진 현실과 미래 자매는 문어에게 ‘자유’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탈출시키기 위한 모험을 감행한다.
 
그 과정에는 박조교의 박사 학위논문을 빌미로 한 박박사의 갑질과 협박, 박박사의 비밀연구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한 박조교의 실험일지로 드러난 진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한다는 모범생 현실과 우리랑 다르다고 타인의 위험을 모른 척 해야 하냐고 바락거리는 개구쟁이 미래의 갈등, 경단녀의 비애 등이 있다.
 
‘위험한 실험실 B-123’은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되는데 이에 대해 박영희 연출은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영어로 말하는 게 좀더 편한 박박사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표현한 설정”이라며 “언어가 다르면 생각도, 문화도 달라진다. 거기서 오는 차이가 분명 있다. 박박사를 아이들이 말하는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인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세상이라고 마냥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할까. 이는 어쩌면 어른들의 오만이며 헛된 바람이다. ‘위험한 실험실 B-123’은 아이들에게 밝고 아름다운 세상 뿐 아니라 무섭거나 꺼려질지도 모를 사회적인 문제, 삶의 어두운 단면, 진짜 세상 등의 이야기도 들려줘야 한다는 아이들극장의 김숙희 예술감독과 박영희 작·연출의 의기투합으로 무대에 올랐다.
 
2016년 아이들극장 개관작으로 무대에 오른 외로운 아이의 ‘무지개 섬 이야기’, 죽은 아이의 영혼을 찾아 되살리려는 눈물겨운 ‘엄마 이야기’에 이은 세 번째 작품으로 박영희 연출과 영국작가 폴 매튜스가 공동집필한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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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아이들의 자기 해결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잔인한 4월을 맞이했다. 세월호 아이들은 그 위기상황에서도 왜 그렇게 말을 잘 들었을까 궁금했다. 결국 교육, 어른들의 문제였고 4년 전으로 거스르면 사회의 문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 연출 역시 “우리 스스로나 이웃에게 위험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참견이나 질문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어른들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지키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어른들 말 잘 들어, 질문하지 마 등) 그런 어른들의 가르침이 아이들의 순수함, 정의로움, 생명을 사랑하는 인류애 등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고민했다”며 추리극 형태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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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순수한 마음, 자신의 양심에 따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을 때 우리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아이들은 더 똑똑하고 지혜롭거든요.”
 
김 감독과 박 연출의 믿음은 ‘위험한 실험실 B-123’을 관람하는 아이들로 증명되고 있다. 몇몇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추리에 참여하며 스스로의 정의를 목 높여 외치는가 하면 등장인물 혹은 캐릭터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해 자유자재로 풀어놓는다.
 
2018-04-16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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