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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 감성문화콘서트
작성자 : 김수정 이메일 : 등록일시 : 2018-06-03 조회 : 2211 추천 : 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윤동주의 ‘서시’. 시인 윤동주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말로 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그의 시는 저항의 의미를 분명 내포하고 있지만, 강하지 않은 색채와 아름다운 구절로 가슴 속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시 자체의 아름다움이 오래오래 우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의 시에서 풍기는 분위기처럼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하는 곳에 윤동주 문학관이 있다.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윤동주 문학관.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 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 생활을 했다. 당시 시인은 종종 인왕산에 올랐다고 한다. 그 당시 썼던 시들이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이다. 그가 시정을 다듬었던 바로 그곳에 그를 기리는 문학관이 생긴 것이다.
문학관 안으로 들어서면 9개의 전시대에 시인의 일생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 자료들과 함께 친필원고 영인본이 전시된 제1전시실, 시인채를 만나게 된다. 전시실 한가운데에는 시인 생가에 있던 우물이 있다. 이 우물 옆에 서면 동북쪽 언덕으로 윤동주가 다닌 학교와 교회 건물이 보였다고 한다. 이 우물에 대한 기억은 그의 대표작 ‘자화상’을 낳게 된다.
시인채에서 다음 전시실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작은 야외 공간이 나온다. 예전 물탱크로 사용되었던 윗부분을 개방하여 만든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시인의 생가에 있던 우물을 모티브로 만든 공간이다. 물탱크에 저장되었던 물의 흔적이 벽체에 그대로 남아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끼도록 해준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우물 속에 갇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열린 우물에서 닫힌 우물로 들어서면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숨결이 담긴 감옥 안으로 걸어가는 기분이 든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은 또 하나의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만든 공간이다.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데, 화면으로 떠오르는 시를 읽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시의 구절, 구절이 오롯이 다가오면서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진다. 감옥 같은 분위기지만, 오히려 닫힌 공간 안에서 깊은 사색을 통해 마음이 정화되는 듯 하다.
윤동주 문학관 옆으로 있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작은 휴식공간이 있다. 별뜨락이라는 카페 정원으로, 카페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잠시 쉬어갈 수 있다. 그 위로 계속해서 올라가면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시인의 언덕이 나온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은 언제라도 좋지만,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에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윤동주 문학관 ‘감성문화콘서트’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해 첫 감성문화콘서트는 5월 26일 토요일 저녁에 진행되었다. 해가 땅거미로 사라지기 전, 종로구립 소년소녀합창단의 노래로 시작한 콘서트는 제2회 윤동주창작음악제 대상 수상팀인 ‘예설’과 시민들의 시 낭송이 진행되면서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점점 어두워지는 밤과 함께 콘서트의 분위기도 깊고 진해졌다. 마지막으로 밴드 ‘달의 사금파리’가 무대에 오르자 그 분위기를 절정을 맞았다.
윤동주 문학관 감성문화콘서트는 9월까지 계속 이어진다. 매번 시 낭송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미리 윤동주 문학관이나 종로문화재단에 참여신청을 하면 된다. 윤동주 문학관을 둘러 본 후 감성문화콘서트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함께 낭송하다 보면 깊어지는 밤, 시원한 바람과 별과 함께 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게 될 것이다.
IMG_닫힌 우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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