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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 우리가 다시 자연과 함께하는 법 <2021 종로 책축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11-10 11:21:35
  • 조회 : 3784
2021종로책축제
 
 

코로나19로 사람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책. 책은 사람들에게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찾게 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연대감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로구는 주민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책을 통해 공동체 문화 활동을 촉진하는 '책 읽는 종로 책 축제'를 매년 개최해왔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2021 종로 책축제>는 '다시, 자연으로'라는 주제로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종로구 일대 도서관, 책방, 출판사, 공원,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되며, 주제 강연, 저자와의 만남, 공모전, 체험, 전시 등을 선보인다. 축제를 준비한 종로 책축제 TF팀의 심혜영 과장, 박소영 주임, 박지영 사원(이하 심과장, 박주임, 박담당)을 청운문학도서관에서 만났다.

 

 
책축제TF팀
 
 

― OVERVIEW ―
2021 종로 책축제는

 

Q. <2021 종로 책축제>가 어떤 축제인지 설명해주세요.

 

박주임  종로구는 독서토론 활성화 사업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올 해 한 책 주제로 선정된 '다시, 자연으로'라는 테마를 이어받아 책축제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했어요. 책축제는 2016년부터 <도서관축제>라는 이름으로 진행해오다가 작년에 코로나19로 취소되고 올해 5회째를 맞이했어요. 그동안 어린이나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주말 하루 동안 삼청공원에서 축제를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이 집과 학교를 벗어나 독서를 즐길 방법을 고민했죠.

 

심과장  '2021 종로 책축제'는 독서문화를 이끄는 참여 주체를 확장해보기로 했어요. 도서관 외에도 종로구 소재 책방, 출판사를 연계해 참여 범위를 넓혔어요. 그래서 축제 이름도 '도서관'이 '책'으로 바뀌었고요. 참여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주민의 독서 생활 습관 형성과 독서문화 생태계 구축은 물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박담당  이번 축제의 주제인 '다시, 자연으로'에 걸맞게 함께 할 수 있는 환경단체와 종로에 거주하는 작가들도 찾아봤어요. 종로구에 있는 출판사, 책방, 기후 관련 단체 외 3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했고, 축제 기간도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으로 훨씬 길어졌어요. 또 지역주민이 강연, 도서전, 독서 관련 공모전, 이벤트 등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2019도서관축제

2019년 제4회 책읽는 종로 도서관축제 모습
 
 

― THEMA ―
다시, 자연으로

 

Q. 이번 축제 주제의 선정 이유, 주제와 연관된 프로그램을 설명해주세요.

 

심과장  '다시, 자연으로'는 종로구의 올해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의 주제와 같아요. 이 사업에서는 도서관 관계자와 지역주민을 포함한 '한책 선정단'을 꾸려 올해의 독서토론 주제와 함께 읽을 도서를 세대별로 선정하고, 종로구립도서관 16곳과 서울교육청 산하 도서관 3곳(정독도서관, 종로도서관, 어린이도서관)에서 작가 초청 강연, 독서 모임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 주제와 축제 주제가 같을 필요는 없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최대 이슈이기도 하고 한 해 동안 도서관과 연계 기관을 아울러 하나의 주제를 심도 있게 다뤄보자는 취지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박주임  주제가 워낙 광범위해서 키워드로 자연, 환경파괴, 기후위기, 코로나19 등을 꼽았어요. 선정 도서는 기후위기 본질을 올바로 인식하고, 지구공동체 패러다임에 근거해 자연의 권리를 이해하며, 코로나19로 달라진 자연과 인간의 관계 회복을 모색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죠. 10월에는 책축제 사전 참여행사로 '올해의 한 책' 후보 도서 12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독서감상문 대회'도 진행했어요. 축제 기간에는 주제와 관련해 '미래세대와 자연의 권리'라는 오프닝 강연이 마련됐는데, 「지구를 위한 변론」이라는 책을 출간하신 강금실 변호사님이 11월 16일 오후 3시에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인간 중심에서 자연과 지구 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에요.

 

박담당  주제 특강도 마련됐는데요. 11월 20일 오후 3시에는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남성현 서울대 교수님의 '지구환경변화와 지속가능한 미래', 같은 날 오후 1시 아름꿈도서관에서는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님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특강을 진행해요. 강연 외에도 11월 18일 오전 10시에 녹색교육센터가 와룡공원에서 진행하는 '비밀의 숲 탐방', 11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아름꿈도서관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선보이는 '지구를 위한 <녹색 출판> 전시회'에 참여하시면 주제를 좀 더 입체적으로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또 동네 책방에서는 11월 16일 더숲 초소책방의 '제로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소일 작가), 11월 17일 문화공간 길담의 '인권사회학자의 눈으로 본 기후위기'(조효제 성공회대 교수) 등 주제에 맞춰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 FESTIVAL ―
책축제를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Q. 이번 축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을 각자 하나씩 소개해주세요.

 

박담당  처음엔 '2021 종로 책축제'를 11일간 개최하려고 계획했다가 기간이 축소돼서 기간에 비해 프로그램이 좀 많아졌어요. 주요 프로그램은 크게 '주제 강연', '우리 동네 책방', '우리 동네 출판사', '우리 동네 작가', '우리 동네 도서관' 등 5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이 중에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강연, 체험, 탐방 프로그램을 찾아보면 더 쉽게 참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책방 프로그램 중 11월 19일 오후 3시에 '로프트북스'에서 진행하는 안애경 작가의 '자연과 공생하는 북유럽 디자인에서 배우는 지혜'를 들어보고 싶어요. 이 책방은 최근에 생겨서 지역주민들이 잘 모를 수 있는 곳이에요. 책방 대표님도 열정적이시고, 자연이나 기후위기에 관련된 책도 많은데, 10곳의 책방 선정이 끝나고 마지막에 섭외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도 종로에 살고 계시고, 주제도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에 관한 내용이라 신선하게 느껴졌고요.

 

심과장  저는 11월 20일 오후 7시 30분에 '비화림'에서 진행하는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이동호 작가)나 11월 20일 오후 5시에 아름꿈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의 '동물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김보경 작가)가 가장 기대됩니다. 이런 강연은 오프닝 강연처럼 축제의 주제가 잘 드러나고, 아이와 부모님이 같이 들으면 동물의 권리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거든요. 그리고 축제 동안 '소확행 제로웨이스트 생활교실'(하현미) 등 친환경 소재로 다양한 생활소품을 만드는 종로구립도서관의 체험 프로그램도 가족들이 함께하기에 좋아서 추천하고 싶어요.

 

박주임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의 후보 도서 중에 윤여림 작가의 「상자 세상」이라는 그림책이 있는데요. 과소비, 쓰레기, 환경 등 묵직한 주제를 요즘 들어 많이 볼 수 있는 택배 상자와 친근한 그림으로 풀어내 흥미로운 책인데, 주제 도서로 선정되지 않아 아쉬웠어요. 대신에 11월 20일 오전 11시에 국학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작가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가 언급하지 않은 프로그램 중에도 좋은 프로그램이 많은데, 축제 프로그램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종로문화재단 문화기획팀(02-6958-6552)으로 문의해주시면 되고요. 종로문화재단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 신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책축제 프로그램

 
 

― STORY ―
위드 코로나, 축제를 준비하며

 

Q. 팬데믹 상황에서 축제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심과장  '종로 책축제' TF팀이 총 3명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두 명이 동시에 밀접 접촉자로 9월 말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서 엄청나게 당황했어요. 원래 10월쯤으로 계획했던 축제 일정도 결국 11월로 미뤄졌죠. 그런데 11월이 책 축제를 하기에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9~10월에 '서울와우북페스티벌' 등 굵직한 책 축제나 독서와 관련된 행사가 몰려 있는데, 저희 축제가 미뤄진 덕분에 오히려 시민들이 축제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주임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축제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기획했는데, 축제를 진행할 시기에 '위드 코로나'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 같아 좀 아쉬웠어요. 도서관 옥상을 활용해서 어린이나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는데 중간에 취소됐거든요. 그래서 비대면 강연 위주로 기획하다가 막판에 탐방,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해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하게 됐지만, 시류에 따라 프로그램 기획이 계속 바뀌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박담당  저도 박 주임님 얘기에 공감해요. 오프라인 프로그램 중에 준비했다가 무산된 것들이 많았거든요. 예를 들면 주요 책방에 대한 지도를 만들고, 책방에 방문해 스탬프도 찍으면서 동네 책방을 재밌게 알아가는 책방 투어 프로그램도 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전문가 대담이나 포럼을 벤치마킹해서 책방 대표, 출판사 대표, 작가 등 참여 기관 관계자분들을 모셔서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거든요. 준비 기간과 상황을 고려해 실현되지 못한 것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올해는 참여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좀 더 특색 있는 축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축제담당자들

 
 

― WITH ―
우리가 종로와 책을 사랑하는 이유

 

Q. 평소에 어떤 책을 읽으시나요? 선정 도서 중 좋아하는 책이 있으신가요?

 

박주임  요즘 좋아하는 책은 신해욱의 시집 「생물성」이에요.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서 '보고 싶은 친구에게'라는 시를 봤는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물이 나길래 그 자리에서 사버렸어요. 또 한 권은 '올해의 한 책' 청소년 부문 선정 도서인 최원형의 「착한 소비는 없다」 인데, 읽으면서 지구를 위한 길이 꼭 어려운 것만이 아니라 작은 수고로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착한 소비는 없지만 똑똑한 소비는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한정된 지구를 위해 똑똑한 소비자가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담당  최근 읽은 책 중에 고혜림, 김진만의 「호모 미련없으니쿠스」가 있어요.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로 유명한 작가, PD이자 부부인 저자가 쓴 에세이인데, 자유롭게 사는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와 환경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의 에피소드도 엿볼 수 있죠. 책 내용을 모르고 신간이라 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김진만 PD님이 유아 부문 선정 도서인 「펭귄의 집이 반으로 줄었어요」의 저자로도 참여해서 신기했어요. 선정 도서 중에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잘 알려진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도 좋아해요. 강연도 기획하고 싶었지만, 섭외가 잘 안됐어요. 타일러 라쉬는 방송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후위기 해결에 관심이 많고,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 종이로 책을 제작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이더라고요. 읽으면서 반성도 많이 했어요.

 

심과장  2020년부터 아름꿈도서관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기후위기 관련 시리즈 강연을 진행했는데, 관심이 늘면서 올해 책축제의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도 연관 짓게 됐죠. 저는 오프닝 강연을 맡으신 강금실 변호사님의 「지구를 위한 변론」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180쪽에 "우리가 지구의 눈이며 파괴자이며 또한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는 선지자"라며 시작하는 구절이 있는데, 지구의 의식이었던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느 날 마음을 잃었고 지구는 눈을 잃어가면서 침묵한다는 은유적인 표현이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또 축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김혼비, 박태하의 「전국축제자랑」도 눈여겨봤어요. 책 내용과는 별개로 축제에 노출된 생명 경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됐어요.

 

 

추천도서

 
 

Q. 종로에서 책 읽기 좋은 명소를 추천해주신다면요?

 

심과장  저는 동네 책방 중 하나인 '문화공간 길담'을 추천합니다. 서촌에 있는 이 책방은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아 책 읽기도 좋고, 카페에서 판매하는 공정무역 커피를 즐기며 기후위기 관련 강연 및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도 좋은 곳이에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친환경 헝겊 액자, 에코백, 장갑 등을 만드는 '시가 있는 바느질 인문학'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지역주민과 환경 의식을 나누고 실천하는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느꼈죠. 스튜디오에서는 동영상 촬영 교육 및 공간 대관도 하고 있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에요.

 

박주임  책 읽기는 아무래도 방구석이나 침대 안이 가장 편하긴 하죠.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도 잠깐이나마 다른 방해 없이 책에만 집중할 수 있어 책 읽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요. 종로의 도서관 중에는 성균관대학교 후문 쪽에 있는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이 책 읽기 좋더라고요. 이 도서관은 카페 같은 열람실 분위기와 더불어 창문을 마주한 바 테이블에서 풍경을 보면서 책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에요.

 

박담당  선선한 날씨에는 야외도 책 읽기 좋은 명소가 될 수 있어요. 인왕산 산세에 자리 잡아 한옥의 멋을 뽐내는 청운문학도서관 마루도 독서를 위한 명당자리 중 하나죠. 사람들이 청계천 산책로를 따라 앉아서 음악도 듣고 책도 읽는 모습을 종종 봤어요. 주말엔 사람이 많지만, 회사가 밀집한 청계천 주변은 평일 저녁에 한적한 편이라서 시간이 나면 한 번쯤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책축제

제5회 책읽는 종로 <2021 종로 책축제>에서 만나요!

 

기간 2021. 11. 16 (화) ~ 20 (토), 5일간
장소 온·오프라인 종로구 일대 도서관, 책방, 공원
주최·주관 종로구·종로문화재단
후원 서울외국환중개
협력 종로구 책방, 출판사, 도서관, 환경단체 외 40곳

 

프로그램 자세히 보기  |  유튜브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기획 | 이상미  편집 | 슬로우모어  사진 | 김태화, 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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