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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글드림’은 2016년에 설립돼 올해로 6년째 활동 중인 젠탱글 동아리입니다. ‘젠탱글’은 ZEN(명상)+TANGEL(복잡한 선의 얽힘)의 복합어로, 2005년 미국의 캘리그래퍼인 마리아 토마스와 명상가 릭 로버트가 공동 창시한 예술 분야입니다. 우연히 낙서하는 과정에서 몰입을 경험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명상과 접목해 만든 새로운 미술 장르입니다. 젠탱글은 생활 공예, 아트 테라피,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죠. ‘탱글드림’은 4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회원들로 구성돼 있고, 전시와 체험 행사와 더불어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젠탱글은 미술에 소질이 없어도 펜과 2B연필, 종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어요. 먼저 연필을 이용해 점을 찍고, 선을 이어 면으로 만들어 줍니다. 찰필을 이용해 명암을 주면서 입체감을 만들어요. 조금 익숙해지면 잎사귀나 꼬임 등 복잡한 패턴도 가능합니다. 잔잔한 음악에 몸을 맡겨 패턴을 그려 나가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98년에 처음 시작된 ‘동임조각보’는 공예를 배우던 수강생이 삼삼오오 모여 만든 전통 조각보 공예 동아리입니다. 창신소통공작소의 공예실에 가면 서로 재능을 나누며 예술을 배우는 동임조각보의 현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각보는 크게 한 겹으로 된 ‘홑보’와 두 겹으로 된 ‘겹보’로 나뉩니다. 무엇보다 조각보는 창가에 비친 빛이 투과됐을 때 나타나는 아름다움에서 그 진가를 찾을 수 있죠. 큰 천을 이어 붙이기보다 수십 가지의 작은 조각들을 잇는 것이 진정한 조각보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4개의 천 조각을 결합한 겹보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바느질의 단위는 ‘땀’, 바늘의 길이는 ‘채’, 조각보의 모퉁이는 ‘귀’라고 부릅니다. 채는 짧게 잡는 편이 바느질하기에 수월합니다. 먼저 작은 천 두 개를 덧대 바느질하고, 같은 한 쌍을 더 만들어 줍니다. 그러고 나서 이 둘을 이어줍니다. 이렇게 하나가 된 면에 다시 새 천을 덧대기 때문에 바느질이 서툴러도 표나지 않게 수정할 수 있어요. 두 면의 길이를 정확히 맞춰 바느질로 이어주면 조각보 완성! 평소에 바느질을 해보지 않아서 조각을 잇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한 땀 한 땀 정성이 들어가 더 뿌듯한 느낌이었어요. 더불어 집중력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어요.
‘천연아띠’는 친환경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동아리로 2015년 종로구에서 처음 문을 열었어요. 아토피가 심한 아이를 위해 천연비누를 만들어 보다가 직접 천연 제품 만들기에 탐구하기 시작한 대표님의 공부와 노력으로 탄생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비누, 로션, 모기 퇴치제, 바디워시와 같은 천연용품 만들기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종로구 인근 초등학교에 출강해 아이들과 만들기 수업도 하신다고 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지구가 조금 더 오래도록 아름다울 수 있도록, 작지만 확실한 행동이 아닐까 싶네요.
먼저 목욕 시간을 행복하게 해줄 바스 밤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옥수수 전분, 베이킹소다 등을 섞은 다음 거품을 내는 성분인 구연산을 첨가합니다. 그리고 색소를 넣기 전에 분말이 뭉치지 않도록 채반에 흔들어 입자를 곱게 만들어요. 그런 다음 천연 색소를 넣고, 점성을 만들어주는 정제수를 투여합니다. 반죽을 틀에 넣고 동그란 구 모양을 만들면 바스 밤이 완성됩니다! 그 밖에 모기 퇴치제와 향수도 만들어 봤는데요.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한 대표님을 따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성분도 건강하고, 환경도 지키고, 색과 향까지 좋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커플, 가족 체험 나들이로 꼭 한번 해보시길 종로픽플이 강력 추천합니다!
‘화진한국화연구소’는 만화, 공필화, 산수화를 비롯한 전통 한국화 작업을 하는 동아리입니다. 화진한국화연구소는 한국의 전통 미술의 매력을 현대인들에게 알리고 계승하고자 노력하며, 한국화 교육과 전시까지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2017년 <종로랑>에 합류한 이래 종로랑 페스티벌 외에 여러 지역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국역 인근의 공방에서는 다양한 회원이 모여 작품에 열중하는 모습과 더불어 멋진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초심자들에게 무리 없는 ‘화접도’ 그리기 체험을 진행해 봤어요. 화접도는 꽃과 나비를 그린 그림으로,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 꽃에는 향기가 없다’라고 생각했던 선조의 일화로도 유명하죠. 서투른 솜씨라도 먹지를 따라 천천히 선을 긋다 보면 밑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채색 작업을 통해 꽃에 생기를 불어넣는 과정을 거칩니다. 채색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점차 선명해지는 그림을 확인할 수 있어요. 붓을 따라 호흡과 정신을 가다듬고 집중해보면 잡다한 생각도 잊게 되는 차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답니다.
‘북촌감성’은 어린이집 학부모 사이로 만난 친구끼리 뜨개질을 하던 모임이 어느새 동아리의 모습으로 발전한 지 7년이 된 공예 동아리입니다. 최근 안국역 인근의 계동길로 옮긴 제로웨이스트 공방 북촌감성을 방문하면 자연의 재료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주방 세제가 필요 없는 삼베 수세미나 순면 거즈, 저자극 바디워시는 물론 반려동물을 위한 천연비누와 같은 제품들이 갖춰져 있어요. 모든 공예품은 자연으로 돌아갈 재료들로 제작된 생활용품이기 때문에 지구와 환경을 위한 작은 노력을 실천하는 공방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천연 제품들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뜨개질과 바느질 체험을 할 수도 있어요. 저희는 삼베 천을 재료로 하는 다용도 받침을 만들어 봤습니다. 삼베는 생각보다 두껍고 튼튼한 원단이어서 실과 바늘도 굵은 것으로 골라야 해요. 원하는 색상의 실을 바늘에 꿰고 천의 앞면과 뒷면을 반복해 박음질합니다. 마무리 매듭을 지은 다음엔 나만의 무늬를 새기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나비나 꽃 등 펜으로 그린 밑그림을 따라 박음질을 이어주면 다용도 받침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제품은 깔끔하게 다려 예쁜 천으로 포장까지 해주셨답니다.
종로 동아리 탐방은 단순한 경험뿐 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찾는 분들, 직접 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오늘 저희가 소개한 동아리 외에도 종로에는 많은 동아리가 있어요. 종로문화재단은 생활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생활문화동아리 지도를 만들고, 매년 동아리 축제인 <종로랑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어요. 생활문화동아리 ‘종로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종로랑 누리집, 종로문화재단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